2008년 02월 01일
나는 영어를 전혀 못해요...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나라꼴이 참으로 어이없게 흘러가는 듯하다. 대선이 끝나고 이제 40여 일이 지났을 뿐인데 내게는 4년 정도가 흐른 듯 느껴진다. 이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오랜 시간을 거쳐야 될 만한 정책들이 이렇게 단시간에 만들어지는 걸 보니 2MB의 머리가 좋은 건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건지... 아리송하다. 그 나마 다행으로 생각되는 것 중 하나는 학자들이 나서서 한반도 대운하가 허구임을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나섰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어제 서울대에서의 토론을 시점으로 반대에 나설 학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 것이니 조금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학자들이 정신을 차린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한반도대운하외에 또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지금 인수위와 이명박이 반대쪽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도 않고 밀어부치려고 하고 있는 영어교육 문제가 그것이다.
요 근래들어 일반회사건, 공공기관이건 할 것 없이 명칭을 영어로 바꾸고 있어 도대체 영문명만 보고서는 뭐하는 곳인지 알래야 알 수 없는 현실 앞에 '왜 이렇게 되었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세계화니 국제화니 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하긴 이제는 우리돈에도 한글이 아닌 영어가 사용되고 있으니... 정말 개탄스럽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과연 세계화, 국제화가 우리말과 글을 영어로 바꿔 쓴다고 세계화인지... 아니면 우리말과 글, 그리고 우리의 문화를 좀 더 발전시키고 다듬어서 세계에 내어 놓는 것이 세계화인지...
한자(漢字)가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달라 우리말에 꼭 맞는 글을 만들고자 노력해서 나온 게 한글인데... 전세계의 언어학자들이 경탄해 마지 않는 우리의 글 한글을 푸대접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예 조선시대와 마찬가지로 한글이 아닌 영어로 한글을 대신하려 하고 있다니 너무도 어이가 없다. 지금 인수위가 하는 짓거리가 조선시대 한자(漢字)를 숭배하면서 한글을 천하다 생각하여 『언문(諺文)』으로 낮춰 불렀던 양반님네들과 뭐가 다를까? 그 잘난 양반님네들이 우리것을 천시하고 명(明)나라의 것을 숭배하면서 나라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제 뉴스를 보니 이명박이 "영어를 잘해야 나라가 잘 산다."고 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한 나라의 대통령에 당선된 자의 입에서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하긴 자격이 없는 자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으니 저런 천박한 말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영어를 우리나라보다 많이 사용하면서(모국어, 공용어)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가 어디인지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일단 영어가 모국어인 영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캐나다 정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위의 나라들은 식민지배를 통한 엄청난 착취로 잘 살게 된 것이지 영어 때문에 잘 사는 것이 아님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도대체 '영어를 잘하면 잘 산다.'는 논리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게다가 이경숙이 얘는 영어발음을 원어민과 같이 하기 위해서 로마자표기법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왜 원어민과 똑같이 발음을 해야 할까? 남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은 우리보다 영어를 잘하지만 영어 발음을 자기들에게 맞게 하고, 요즘 영어의 세계화(보편화)를 위해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자기들이 사용하는 영어문법이나 발음을 고집하지 않고 있다던데... 이건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서울말을 사용해야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말이다. 내가 왜 마산에 살면서 서울말을 사용해야 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경상도말을 사용해서 서울사람들이 제대로 알아 듣지 못한다면 서울사람들이 경상도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맞는 것이지 내가 서울사람들을 위해서 서울말을 쓰는 것이 타당한 것일까? 만약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서울말을 사용한다고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이상하고 우스운 지를... 말이든 음식이든 각 지역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는 길만이 경쟁력을 갖추는 길임은 누가 이야기를 해 주지 않더라도 분명하다. 『오렌지』를 『오륀지』로 표기한다고... 이런 미친 것들... 영어 표기를 위해서 한글을 뜯어고치겠다는 어이없는 생각이라니...
대한민국 국민 전부가 영어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지금 외국에 유학을 보내는 사람들이 단지 영어를 위해서 유학을 보낸 것이 아님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지 않은가! 교육체계는 그대로 두고 오로지 영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물론 영어를 잘 하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살아가는 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 나도 영어는 지지리도 못하지만 살아가는 데 전혀 아무런 지장도 없다.
영어를 잘하면 양극화가 해소된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어이없는 발상이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 하나 잘한다고 양극화가 해소된다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모두들 잘 살고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런데 영어는 잘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사람도 분명 많이 있다. 혹시라도 양극화를 더욱 더 고착화(固着化)시키기 위한 발상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어차피 영어로 수업을 하면 그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사설학원을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해야 할 터이니 돈 없는 일반서민은 그것만으로도 허리가 휠 것이고, 게다가 겨우 영어 하나 배우자고 다른 공부는 뒷전으로 밀릴테니 전체적인 성적은 더 떨어질테고... 이렇게 된다면 그야말로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취직을 위해, 또는 승진을 위해 변별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외에는 거의 인정하지도 않는 TOEIC에 매달려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지금과 같이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쓰면서 더 이상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이 두 꼴통(이명박과 이경숙)들이 나라를 들어서 미국에 바치려고 수를 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면 영어로 장사를 해서 한 밑천 잡으려고 하는 사기꾼들이든지. 하긴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당선되었다고 미국에 가서 부시를 면담할 거라고 사기를 치는 것을 보고 부시가 원하면 언제든 달려가서 '부시의 똥구멍을 핥아줄 인간이겠구나!' 라는 생각은 했었다. 생김새부터 강한 자에게 붙어 약자를 괴롭히는 쥐새끼처럼 생겼으니... 명박아! 그리고 경숙아! 더 이상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서 백성들을 『혹세무민(惑世誣民)』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그렇지 않다면 조만간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 by | 2008/02/01 20:14 | 사회 비평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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