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01일
2007년 10월 31일 수요일(175일차)...
날 씨 : 맑음(바람 시원)
시 간 : 13:40 ~ 17:36
숙 박 : 태하민박(울릉군 서면 태하리)
숙박료 : 25,000원
거 리 : 약 20㎞(누적 거리에는 계산해 넣지 않음)
누 적 : 약 3,246㎞
비 용 : 91,000원
내 역 : 배삯(54,500원-포항 ~ 울릉, 썬플라워호, 포항 출발 10:00, 울릉 도착 13:20),
저녁(6,000원-정식, 단골식당, 울릉군 서면 태하리), 주전부리(3,500원-오징어 외), 건전지(2,000원)
경 로 : 포항시 항구동 ~ (썬플라워-고속페리)울릉군 울릉읍 도동선착장 ~ 울릉군 서면 태하리

08:00 기상
09:00 출발
친구는 차를 타고 낚시를 하러 부산으로 내려갔다. 나는 배를 타기 위해 바로 옆 여객선터미널로 향했다.
원래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으나, 친구의 강력한 권유로 가게 된 울릉도, 그리고 독도... 지금 생각해 보면
가기로 결정한 것이 아주 잘한 일인 것 같다. 우리나라 최동단 독도...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이 후로 정말
다시 가기 힘든 곳이 아니겠는가? 내륙에서도 4~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면 마음 먹고 가기가 쉽지 않은데...
터미널에 도착하여 승선권을 구매했다. 울릉도까지 배삯은 54,500원이었다. 정말 비싸다. 울릉도 주민의 경우는
3,500원에 탈 수 있었다. 뭐 주민에 대한 혜택에 대해 뭐라고 할 수야 없겠지만 3시간 배타고 가는데 54,500원은...
대합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에 가기 위해 줄을 서서 개찰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기 저기 한 짐씩 이고 지고...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 관광의 주목적이 아마도 먹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여기서도 들었다. 술에, 안주에, 그
외 다른 먹거리에... 정말 먹는 것만 조금 줄이면 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 같아 보였다.
출발 시간이 임박해서 썬플라워호에 승선했다. 고속선이어서인지 갑판은 없었다. 갑판이라고야 배 뒷부분에 작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선내에서는 배 바깥을 구경할 수 있게 창이 만들어져 있고... 물론 열리지는
않는 밀폐된 창이었다. 그 마저도 배 정면부분의 창은 사진으로 창을 덮어놓아 바깥 경치를 전혀 구경할 수 없게
되어 있고... 그리고 앞 TV화면에는 밀폐형 고속선이므로 흡연을 절대 금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고...
10:00 출발(썬 플라워, 울릉도로 출항)
드디어 울릉도로 출발했다. 갑판에서 포항 항구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지만 뭐 그 정도야...
그러면서 한가지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이 있었다. 이제까지는 갑판도 있고, 속도도 느린 배만 탔었기 때문에 멀미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었는데, 오늘 타고 가는 배는 고속으로 달리는데다 바깥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흔들림도 심할텐데,
혹시 배멀미라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괜찮겠지. 내가 이제껏 멀미 같은 걸 한 적은 없었으니...'
점점 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배의 흔들림도 심해졌다. 어떤 때는 똑바로 일어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심하게 흔들렸다.
배의 요동이 심해질수록 타고 있던 단체 관광객들(특히 아주머니들)께서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어린이들처럼 큰 소리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아마도 육지를 벗어나 섬으로 관광간다는 것이 더욱 더 흥을 돋우는 모양이었다.
'하긴 집에 묶여만 있다가 이렇게 자유롭게 나서니 그 마음이야 오죽하랴만...'
처음에 우려했던 배멀미는 전혀 없었다. 역시 나의 몸은 아주 튼튼하다. 크하하...
13:22 울릉도 도착
몇몇분은 배멀미를 심하게 했는지 제대로 일어나 서지도 못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니 조금 안쓰러워 보였다.
2층 계단을 내려와 선체 밖으로 연결된 계단 위에 올라서자 울릉도의 바닷내음이 물씬 풍겨왔다. 처음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 처럼 여기에서도 조금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엿보였다. 계단을 내려서자마자 몇몇분들이 내 주위에
몰려들었다. "숙박하지 않겠냐?"고... 나는 오늘 태하리까지 가야 되므로 이 곳에서 숙박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를
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나와서 서로 자기집으로 모셔가기 위해 거의 전쟁을 방불케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대합실로 들어가서 매표창구에 있는 직원에게 내일 독도관광 예약이 가능한 지 물으니 예약은 이 곳에서는 안 되고
묵호항으로 연락을 해야 된다고 하면서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나는 쪽지를 받아 들고 대합실 밖으로
나오는데, 그 와중에도 몇몇 분들이 나를 붙들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정말 빠져나오기 힘들다, 힘들어...
그러한 전쟁터를 무사히 빠져나와 도동항을 잠시 둘러보니 역시 오징어의 본고장이 맞긴 맞는 듯 했다. 항구를
빠져 나와 주위를 살펴보니 이곳 저곳에서 오징어를 말리고 있었고, 많은 상점에서 오징어와 피데기(반건오징어)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렇게 도동항을 잠시 감상한 후에 본격적으로 서면 태하리를 향해 출발했다.
13:40 출발
오늘 숙박할 예정인 민박집까지는 21㎞정도다. 늦어도 18:00 이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하여 미리
저장해 둔 민박집으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전화는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기로 하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걸었다. 최대한 울릉도의 모습을 많이 담아두기 위해... 조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앞에 터널이
보였다. 터널을 통과하려고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Navi로 검색을 하니 이게 웬일...! 터널 위로 나 있는 꼬불꼬불한
길로 가라는 것이었다. 별 수 없이 터널 앞에서 우회전을 하여 힘든 길을 올랐다. 힘들게 오르니 역시 가치는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드넓은 바다와 해안선들... 크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고른 후에 내라막길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 앞에 펼쳐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내리막길을 거의 다 내려갈 즈음... 세상에나 아까 봤던 터널이 우측으로 나타났다.
내가 지나온 길은 터널이 뚫리기 전에 다니던 옛도로였던 것이었다. 아마도 터널이 개통된 지 얼마되지 않아 Navi가
통행불가도로로 인식하여 옛길로 돌아가라고 안내를 했던 것이었다. 상당히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350m정도만 걸으면
될 길을 1.5㎞를 넘게 걸었으니... 그러나 힘들었던 것 만큼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터널을 통과했었다면
울릉도를 내려다보는 풍경은 감상할 수 없었을테니...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Navi가 돌아가라고 했던 것이 내게는
훨씬 나은 것이었다. 고맙다. Navi야!
울릉터널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본격적으로 해안도로가 나타났다. 저 앞을 보니 정말로 도로가 해안선만을 따라서
쭉 이어져 있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해안도로를 따라 열심히 걸었다. 사진도 무지하게 찍어 가면서...
그런데 바람이 제주도보다도 더 세차게 불었다. 바위에 부딪혀서 부서지는 파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런
바위 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어디를 가나 낚시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낚시를
즐기는 모양이었다. 그래야 낚시가 더 잘 되는 것인지...
14:33 옥천동 도착
사동항 개발공사로 인해 많이 시끄러웠다. 현재 방파제와 접안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안내판을 보니 원래는
공사가 다 끝나야 되는 것이었는데,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아직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공사가 끝나려면 최소
1년 정도는 더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도로가 해안선의 가장 바깥부분을 따라 만들어져 있어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칠 때마다 조금은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도로가에 서 있는 볼록거울(?)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거린다. 고정시켜 놓은 나사가 헐거워져서 금방이라도 세찬
바람에 날아갈 것 같다. 울릉군청에서는 뭘 하시는지...??? 이대로 뒀다가 혹시 사고라도 나면... 항상 사고 예방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텐데...
다시 한번 민박집에 전화를 했다. 이번에는 전화를 받는다. 전화로 도착예정시간을 말씀드리고, 예약을 마쳤다.
그런데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하신다. 뭐 별로 궁금할 것도 아닌데... 울릉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민박집과 여관, 호텔의 전화번호를 모두 볼 수 있으니...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보는 울릉도의 해안선은 정말 멋졌다. 몽돌해변도 그렇지만 해안도로 안쪽으로 깎아지른 듯
펼쳐진 절벽들은 정말 아찔할 정도로 멋진 풍경이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어디에도 이러한 아찔하게 멋진 풍경은
없을 듯 하다. 울릉도에 오길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맙다, 친구야~
앞을 보니 멋진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몇몇 관광객들은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무슨 바위인지보니
거북바위라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아무리봐도 거북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거북바위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터널이 하나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터널 앞에 신호등이 보였다. 도대체 뭘까?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터널이 좁아 오고 가는 차량의 교행이 불가능해 신호에 의해 한방향으로만 통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터널이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참으로 궁금했다. 딱히 2차선 도로로 뚫기가 힘든 지역도
아니었는데...??? 궁금함을 뒤로 하고 터널을 지나 계속 태하리를 향해 갔다.
해안을 보니 이런 저런 바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생긴 것도 모두 독특하게 생겼고...
얼마를 더 가자 또 터널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터널이 연속으로 2개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터널들도 역시 교행은
불가능하고... 터널이 연속으로 2개가 있어 신호도 길었다. 파란불 20초, 노란불 80초, 빨간불 20초, 노란불 80초...
이런 식으로 신호가 반복된다고 한다. 그리고 파란신호를 받으면 터널 2개를 지체없이 지나쳐야 한다고 되어 있다.
15:50 서면 남양마을 도착
갈수록 구름이 많아지고 있다. 성인봉쪽을 바라보니 구름에 가려 성인봉은 보이질 않는다. 이러다 내일 독도가는
배 출항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내일 만약 독도에 들어가지 못하면 울릉도에서
하루를 더 묵어야 하니 그만큼 시간도 늦어지고, 비용도 더 쓰게 된다. 그러나 내일 날씨를 그 누가 알겠는가?
내일 일어나 보면 알게 되겠지...
조금 더 가니 이번에는 사자바위라는 것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것 역시도 사자와는 전혀 닮지 않은 것 같은데...???
내 눈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 닮지도 않았는데 그냥 이름을 갖다 붙인건지...???
해안선을 따라 길을 내다 보니 터널도 참으로 많다. 갈수록 바람도 조금씩 더 거세게 분다.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다.
해가 지기 전에 태하리에 도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Navi로 검색을 해 보니 이제 9㎞정도 남았다. 이 속도라면
18:00 이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열심히 걸어야지...
곰바위를 지나니 처음으로 해안선을 벗어나서 길이 이어졌다. 아마도 고개를 하나 넘어가야 될 듯하다. 위를 쳐다보니
한참을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길을 가로질러 지름길로 올라갔다.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시간도 절약되고 괜찮았다. 하하하... 그렇게 시간을 조금 절약하여 오르니 다시 눈앞에 나타나는 터널(수층터널)...
터널을 지나고 있는데 뒤에서 차를 끌고 오시던 한 아저씨 내 옆에 차를 세우시더니 차를 타라고 하신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면서 걸어가겠다고 얘기를 하니 여행 잘하라고 하시면서 차를 몰아 지나가신다.
삼막터널을 지나 수백미터 정도 걸어가니 길 옆으로 민가가 하나 보였다. 주위에는 민가라고는 그 집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데... 한편으로 아주 낭만적이기도 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듯 하여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울릉도도 단풍이 많이 들었다. 온통 산이 울긋불긋... 정말 불타는 듯 하다.
어느덧 해는 서쪽 바다로 넘어가고 있었다. 구름때문에 해는 보이지 않았으나, 서쪽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름들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붉게 물든 산과 붉게 물든 구름...
우리나라에서 최고 동쪽에 있는 곳이다 보니 제일 먼저 해가 지는 곳이다. 정말 일찍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조금 더 걸음을 재촉하자! 그래... 조금만 더...
17:15 학포 도착
학포를 지나 조금 가니 드디어 오늘 목적지인 태하리에 다 왔음을 알리기라도 하듯 태하터널이 나타났다. 정말 너무
반가웠다. 태하터널을 지나니 해는 완전히 서쪽 바다로 넘어가고, 어둠이 본격적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17:36 태하입구 도착
태하에 도착하여 보니 민박집이 몇군데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예약을 했으니 그 집을 찾아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통화 중이라는 말만 반복이 되고 전화가 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도저히 전화가 되지 않아
동네 어르신께 민박집 이름을 말씀드리면서 어디에 있는지 물으니 친절히 가르쳐 주셨다.
17:48 숙소 도착
숙소는 가정집에 그냥 방만 있는 형태였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내가 숙박요금을 20,000원에 해 줄 수 없냐고
하자 그건 좀 힘들다고... 그래서 그냥 25,000원에 투숙을 했다.
방에 짐을 풀고, 곧바로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으러 갔다.
18:00 식사
차림표를 보니 역시 음식값이 조금씩 비싸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공기밥이 2,000원... 허~억~ 이렇게나~~~
제일 싼 정식을 시켰는데... 솔직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에 계란프라이, 그리고 김치와 몇가지 나물 반찬...
국은 오징어내장탕이라고 시원하긴 했다. 그렇지만 정말 해도 너무하다. 웬만하면 생선 한마리 정도는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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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 박 : 태하민박(울릉군 서면 태하리)
숙박료 : 25,000원
거 리 : 약 20㎞(누적 거리에는 계산해 넣지 않음)
누 적 : 약 3,246㎞
비 용 : 91,000원
내 역 : 배삯(54,500원-포항 ~ 울릉, 썬플라워호, 포항 출발 10:00, 울릉 도착 13:20),
저녁(6,000원-정식, 단골식당, 울릉군 서면 태하리), 주전부리(3,500원-오징어 외), 건전지(2,000원)
경 로 : 포항시 항구동 ~ (썬플라워-고속페리)울릉군 울릉읍 도동선착장 ~ 울릉군 서면 태하리

<175일차 경로>
08:00 기상
09:00 출발
친구는 차를 타고 낚시를 하러 부산으로 내려갔다. 나는 배를 타기 위해 바로 옆 여객선터미널로 향했다.
원래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으나, 친구의 강력한 권유로 가게 된 울릉도, 그리고 독도... 지금 생각해 보면
가기로 결정한 것이 아주 잘한 일인 것 같다. 우리나라 최동단 독도...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이 후로 정말
다시 가기 힘든 곳이 아니겠는가? 내륙에서도 4~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면 마음 먹고 가기가 쉽지 않은데...
터미널에 도착하여 승선권을 구매했다. 울릉도까지 배삯은 54,500원이었다. 정말 비싸다. 울릉도 주민의 경우는
3,500원에 탈 수 있었다. 뭐 주민에 대한 혜택에 대해 뭐라고 할 수야 없겠지만 3시간 배타고 가는데 54,500원은...
대합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에 가기 위해 줄을 서서 개찰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기 저기 한 짐씩 이고 지고...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 관광의 주목적이 아마도 먹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여기서도 들었다. 술에, 안주에, 그
외 다른 먹거리에... 정말 먹는 것만 조금 줄이면 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 같아 보였다.
출발 시간이 임박해서 썬플라워호에 승선했다. 고속선이어서인지 갑판은 없었다. 갑판이라고야 배 뒷부분에 작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선내에서는 배 바깥을 구경할 수 있게 창이 만들어져 있고... 물론 열리지는
않는 밀폐된 창이었다. 그 마저도 배 정면부분의 창은 사진으로 창을 덮어놓아 바깥 경치를 전혀 구경할 수 없게
되어 있고... 그리고 앞 TV화면에는 밀폐형 고속선이므로 흡연을 절대 금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고...
10:00 출발(썬 플라워, 울릉도로 출항)
드디어 울릉도로 출발했다. 갑판에서 포항 항구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지만 뭐 그 정도야...
그러면서 한가지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이 있었다. 이제까지는 갑판도 있고, 속도도 느린 배만 탔었기 때문에 멀미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었는데, 오늘 타고 가는 배는 고속으로 달리는데다 바깥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흔들림도 심할텐데,
혹시 배멀미라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괜찮겠지. 내가 이제껏 멀미 같은 걸 한 적은 없었으니...'
점점 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배의 흔들림도 심해졌다. 어떤 때는 똑바로 일어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심하게 흔들렸다.
배의 요동이 심해질수록 타고 있던 단체 관광객들(특히 아주머니들)께서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어린이들처럼 큰 소리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아마도 육지를 벗어나 섬으로 관광간다는 것이 더욱 더 흥을 돋우는 모양이었다.
'하긴 집에 묶여만 있다가 이렇게 자유롭게 나서니 그 마음이야 오죽하랴만...'
처음에 우려했던 배멀미는 전혀 없었다. 역시 나의 몸은 아주 튼튼하다. 크하하...
13:22 울릉도 도착
몇몇분은 배멀미를 심하게 했는지 제대로 일어나 서지도 못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니 조금 안쓰러워 보였다.
2층 계단을 내려와 선체 밖으로 연결된 계단 위에 올라서자 울릉도의 바닷내음이 물씬 풍겨왔다. 처음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 처럼 여기에서도 조금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엿보였다. 계단을 내려서자마자 몇몇분들이 내 주위에
몰려들었다. "숙박하지 않겠냐?"고... 나는 오늘 태하리까지 가야 되므로 이 곳에서 숙박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를
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나와서 서로 자기집으로 모셔가기 위해 거의 전쟁을 방불케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대합실로 들어가서 매표창구에 있는 직원에게 내일 독도관광 예약이 가능한 지 물으니 예약은 이 곳에서는 안 되고
묵호항으로 연락을 해야 된다고 하면서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나는 쪽지를 받아 들고 대합실 밖으로
나오는데, 그 와중에도 몇몇 분들이 나를 붙들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정말 빠져나오기 힘들다, 힘들어...
그러한 전쟁터를 무사히 빠져나와 도동항을 잠시 둘러보니 역시 오징어의 본고장이 맞긴 맞는 듯 했다. 항구를
빠져 나와 주위를 살펴보니 이곳 저곳에서 오징어를 말리고 있었고, 많은 상점에서 오징어와 피데기(반건오징어)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렇게 도동항을 잠시 감상한 후에 본격적으로 서면 태하리를 향해 출발했다.
13:40 출발
오늘 숙박할 예정인 민박집까지는 21㎞정도다. 늦어도 18:00 이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하여 미리
저장해 둔 민박집으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전화는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기로 하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걸었다. 최대한 울릉도의 모습을 많이 담아두기 위해... 조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앞에 터널이
보였다. 터널을 통과하려고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Navi로 검색을 하니 이게 웬일...! 터널 위로 나 있는 꼬불꼬불한
길로 가라는 것이었다. 별 수 없이 터널 앞에서 우회전을 하여 힘든 길을 올랐다. 힘들게 오르니 역시 가치는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드넓은 바다와 해안선들... 크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고른 후에 내라막길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 앞에 펼쳐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내리막길을 거의 다 내려갈 즈음... 세상에나 아까 봤던 터널이 우측으로 나타났다.
내가 지나온 길은 터널이 뚫리기 전에 다니던 옛도로였던 것이었다. 아마도 터널이 개통된 지 얼마되지 않아 Navi가
통행불가도로로 인식하여 옛길로 돌아가라고 안내를 했던 것이었다. 상당히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350m정도만 걸으면
될 길을 1.5㎞를 넘게 걸었으니... 그러나 힘들었던 것 만큼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터널을 통과했었다면
울릉도를 내려다보는 풍경은 감상할 수 없었을테니...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Navi가 돌아가라고 했던 것이 내게는
훨씬 나은 것이었다. 고맙다. Navi야!
울릉터널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본격적으로 해안도로가 나타났다. 저 앞을 보니 정말로 도로가 해안선만을 따라서
쭉 이어져 있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해안도로를 따라 열심히 걸었다. 사진도 무지하게 찍어 가면서...
그런데 바람이 제주도보다도 더 세차게 불었다. 바위에 부딪혀서 부서지는 파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런
바위 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어디를 가나 낚시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낚시를
즐기는 모양이었다. 그래야 낚시가 더 잘 되는 것인지...
14:33 옥천동 도착
사동항 개발공사로 인해 많이 시끄러웠다. 현재 방파제와 접안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안내판을 보니 원래는
공사가 다 끝나야 되는 것이었는데,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아직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공사가 끝나려면 최소
1년 정도는 더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도로가 해안선의 가장 바깥부분을 따라 만들어져 있어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칠 때마다 조금은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도로가에 서 있는 볼록거울(?)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거린다. 고정시켜 놓은 나사가 헐거워져서 금방이라도 세찬
바람에 날아갈 것 같다. 울릉군청에서는 뭘 하시는지...??? 이대로 뒀다가 혹시 사고라도 나면... 항상 사고 예방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텐데...
다시 한번 민박집에 전화를 했다. 이번에는 전화를 받는다. 전화로 도착예정시간을 말씀드리고, 예약을 마쳤다.
그런데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하신다. 뭐 별로 궁금할 것도 아닌데... 울릉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민박집과 여관, 호텔의 전화번호를 모두 볼 수 있으니...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보는 울릉도의 해안선은 정말 멋졌다. 몽돌해변도 그렇지만 해안도로 안쪽으로 깎아지른 듯
펼쳐진 절벽들은 정말 아찔할 정도로 멋진 풍경이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어디에도 이러한 아찔하게 멋진 풍경은
없을 듯 하다. 울릉도에 오길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맙다, 친구야~
앞을 보니 멋진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몇몇 관광객들은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무슨 바위인지보니
거북바위라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아무리봐도 거북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거북바위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터널이 하나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터널 앞에 신호등이 보였다. 도대체 뭘까?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터널이 좁아 오고 가는 차량의 교행이 불가능해 신호에 의해 한방향으로만 통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터널이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참으로 궁금했다. 딱히 2차선 도로로 뚫기가 힘든 지역도
아니었는데...??? 궁금함을 뒤로 하고 터널을 지나 계속 태하리를 향해 갔다.
해안을 보니 이런 저런 바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생긴 것도 모두 독특하게 생겼고...
얼마를 더 가자 또 터널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터널이 연속으로 2개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터널들도 역시 교행은
불가능하고... 터널이 연속으로 2개가 있어 신호도 길었다. 파란불 20초, 노란불 80초, 빨간불 20초, 노란불 80초...
이런 식으로 신호가 반복된다고 한다. 그리고 파란신호를 받으면 터널 2개를 지체없이 지나쳐야 한다고 되어 있다.
15:50 서면 남양마을 도착
갈수록 구름이 많아지고 있다. 성인봉쪽을 바라보니 구름에 가려 성인봉은 보이질 않는다. 이러다 내일 독도가는
배 출항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내일 만약 독도에 들어가지 못하면 울릉도에서
하루를 더 묵어야 하니 그만큼 시간도 늦어지고, 비용도 더 쓰게 된다. 그러나 내일 날씨를 그 누가 알겠는가?
내일 일어나 보면 알게 되겠지...
조금 더 가니 이번에는 사자바위라는 것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것 역시도 사자와는 전혀 닮지 않은 것 같은데...???
내 눈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 닮지도 않았는데 그냥 이름을 갖다 붙인건지...???
해안선을 따라 길을 내다 보니 터널도 참으로 많다. 갈수록 바람도 조금씩 더 거세게 분다.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다.
해가 지기 전에 태하리에 도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Navi로 검색을 해 보니 이제 9㎞정도 남았다. 이 속도라면
18:00 이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열심히 걸어야지...
곰바위를 지나니 처음으로 해안선을 벗어나서 길이 이어졌다. 아마도 고개를 하나 넘어가야 될 듯하다. 위를 쳐다보니
한참을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길을 가로질러 지름길로 올라갔다.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시간도 절약되고 괜찮았다. 하하하... 그렇게 시간을 조금 절약하여 오르니 다시 눈앞에 나타나는 터널(수층터널)...
터널을 지나고 있는데 뒤에서 차를 끌고 오시던 한 아저씨 내 옆에 차를 세우시더니 차를 타라고 하신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면서 걸어가겠다고 얘기를 하니 여행 잘하라고 하시면서 차를 몰아 지나가신다.
삼막터널을 지나 수백미터 정도 걸어가니 길 옆으로 민가가 하나 보였다. 주위에는 민가라고는 그 집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데... 한편으로 아주 낭만적이기도 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듯 하여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울릉도도 단풍이 많이 들었다. 온통 산이 울긋불긋... 정말 불타는 듯 하다.
어느덧 해는 서쪽 바다로 넘어가고 있었다. 구름때문에 해는 보이지 않았으나, 서쪽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름들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붉게 물든 산과 붉게 물든 구름...
우리나라에서 최고 동쪽에 있는 곳이다 보니 제일 먼저 해가 지는 곳이다. 정말 일찍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조금 더 걸음을 재촉하자! 그래... 조금만 더...
17:15 학포 도착
학포를 지나 조금 가니 드디어 오늘 목적지인 태하리에 다 왔음을 알리기라도 하듯 태하터널이 나타났다. 정말 너무
반가웠다. 태하터널을 지나니 해는 완전히 서쪽 바다로 넘어가고, 어둠이 본격적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17:36 태하입구 도착
태하에 도착하여 보니 민박집이 몇군데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예약을 했으니 그 집을 찾아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통화 중이라는 말만 반복이 되고 전화가 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도저히 전화가 되지 않아
동네 어르신께 민박집 이름을 말씀드리면서 어디에 있는지 물으니 친절히 가르쳐 주셨다.
17:48 숙소 도착
숙소는 가정집에 그냥 방만 있는 형태였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내가 숙박요금을 20,000원에 해 줄 수 없냐고
하자 그건 좀 힘들다고... 그래서 그냥 25,000원에 투숙을 했다.
방에 짐을 풀고, 곧바로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으러 갔다.
18:00 식사
차림표를 보니 역시 음식값이 조금씩 비싸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공기밥이 2,000원... 허~억~ 이렇게나~~~
제일 싼 정식을 시켰는데... 솔직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에 계란프라이, 그리고 김치와 몇가지 나물 반찬...
국은 오징어내장탕이라고 시원하긴 했다. 그렇지만 정말 해도 너무하다. 웬만하면 생선 한마리 정도는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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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1/01 20:42 | 국토대장정 이야기(실행) | 트랙백 | 핑백(2)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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