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9월 10일
2007년 09월 08일 토요일(122일차)...
날 씨 : 맑음(맑고 파란 하늘 및 해를 거의 보름만에 봄)
시 간 : 06:40 ~ 16:50
숙 박 : 삿갈재대피소(거창군 북상면)
숙박료 : 0원
거 리 : 약 20㎞
누 적 : 약 2,372㎞
비 용 : 4,000원
내 역 : 모포대여비(4,000원)
경 로 : 무주군 설천면 삼공매표소 ~ 백련사 ~ 향적봉 ~ 중봉 ~ 동엽령 ~ 무룡산 ~ 삿갓골재대피소



06:10 기상
기상하기 약 1시간 정도 전에 일단의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덕유산을 올랐던 것 같다. 잠결에 잠시 동안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역시 주차장에 대형버스 한대가 주차되어 있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리가 시작하여 혹시나 오늘까지 비가 올까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 보니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구름도 보이긴 했으나, 비구름은 아니다. 내심 아주 반가웠다.
새벽까지는 비가 제법 내린 듯... 친구도 어제 비가 오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걱정을 덜어서인지 표정이 아주 밝아 보였다.
어제 과음을 한 탓인지 머리는 그렇게 상쾌한 느낌이 아니다. 아무래도 산행을 하면서 땀을 쏟고,
또 쏟아야 숙취가 완전히 해소가 될 듯하다.
친구와 이것 저것 짐을 정리하고, 배낭을 챙겨서 메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맡으면서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06:40 출발
이렇게 맑고 쾌청한 날씨에 또 상쾌한 기분으로 산행을 하는 것도 꽤 오랜만인 것 같다.
아마도 여행을 시작한 이 후로 처음인 듯도 싶다. 이제까지 황사, 안개, 비 등등으로 인하여 조금은
불만스럽게 산행을 해 왔었는데... 오늘은 덕유산 능선을 걸으면서 주위의 경관을 원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아 더 기분이 좋았다.
조금 오르니 약수터가 있어 물병에 절반 정도 채웠다. 친구는 백련사에 가서 채우자고 했으나, 아무래도
물을 조금 채워가는 게 좋을 듯하여...
그 동안 비가 많이 와서인지 계곡의 물은 상당히 많았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서 보니 구천동 27경,
구천동 28경, 구천동 29경 등등등... 모두 33경까지 있다는데... 뭘 이렇게까지 많이 만들었나 몰라...???
그냥 한 예닐곱개 정도 만들어 놓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하여튼 선녀가 내려와서 몸을 씻고 쉬었을 것 같은 곳도 보이고... 물 속에 풍덩~ 빠져서 시원하게
목욕이나 한 번 했으면 싶은 곳도 있고... 정말 좋긴 좋다.
북한산과 계룡산에서의 불만이 여기에서 완전히 씻겨 나가는 듯하다.
오르는 중에 폭포가 하나 있는데, 사진을 찍어 놓은 것과 실제 모습을 비교하니 떨어지는 물의 양이
10배 정도 차이가 나 보였다. 비가 정말 많이 오긴 했나 보다. 그러나 오늘 이 후로 더 이상의 비는
없을 듯...
친구는 계곡을 따라 나 있는 임도가 길어서 지겨운 모양이지만 난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대산 북대사에서 명개리까지 이어지는 13㎞의 임도에 비하면 이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크크크...
그리고 맑은 바람소리,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 계곡의 물소리... 등등등... 조금만 신경을 써서
귀를 기울이면서 흥겹게 오르다 보면 지겹다거나 짜증스러운 마음은 내 마음 어디에도 발 붙일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오히려 이런 임도를 따라 걸으면 그 산의 정기를 더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을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나무와 계곡으로 둘러 싸여 있는 이러한 길을 걸으면서 크게
심호흡을 하면 세상 그 어떠한 것에 의한 것 보다도 확실히 몸과 마음이 맑고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세속에 찌든 때를 완전히 말끔하게... 물론 산에서만 살지 않으니 완전히 말끔해지지는 않겠지만...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새 백련사 일주문 앞에 도착했다.
옆에 안내판을 보니 백련사 말고도 이 곳에 사찰이 3개(?)가 더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백련사만
남아 있다고...
일주문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08:10 백련사 도착
약수터에서 물통에 가득 물을 채우고(친구가 향적봉 대피소에 물이 많지 않아 준비를 해야 된다고...),
친구가 준비해 온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그런데 주위가 너무 조용하다. 꼭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사찰인 듯이...
어제 과음으로 조금 불편했던 속에서 드디어 반응이 왔다. 즐거운 마음으로 해우소를 방문하여 근심을
풀었다. 근심을 풀고, 조용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초록빛 자연...
그 속에 조용히 들어 앉아 있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사찰... 정말 멋진 풍경이다.
친구가 근심을 해결하러 간 사이 나는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친구의 근심이 해결된 후 친구와 나는 배낭을 메고 삼성각 앞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09:00 백련사 출발
백련사에서 출발하여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렇게
열심히 걷고, 산을 오르고 해도 계단만큼은 적응이 쉽지가 않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정말 싫다...
급할 건 없으니 쉬엄쉬엄... 걷다가 힘이 들면 잠시 무거운 배낭을 내려 놓고...
친구가 가져온 사과를 꺼내 하나씩 먹었다. 그런데 일조량 부족이 원인인 듯, 단맛은 전혀 느낄수가
없었다. 며칠 전 금산에서 무주로 오던 중에 과수원 아저씨께서 주신 사과보다도 더 맛이 없었다.
하지만 어쩌리~ 수분을 섭취한 걸로 만족할 수 밖에...
그나저나 오늘이 토요일이고 날씨도 좋은데, 아무리 오르고 올라도 친구와 나 외에는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친구와 나는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정상에 올라가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향적봉으로 올랐다.
역시 내게는 바위산보다는 지리산, 소백산, 덕유산 등과 같은 흙산이 더 맞는 듯하다. 물론 바위산의 경우
눈 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바위들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지만... 포근한 맛은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포근함이라고 하면 역시 지리산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노고단에서부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긴
종주 능선은 자신을 찾은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포근함, 아름다움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
게다가 안개라도 자욱하게 낄라 치면, 그 신비로움과 운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리산이라는 어머니와 설악산이라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수 많은 산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서 살고 있는 형국이 아닐까...???
물론 이것은 현재 남한 내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저 위 북쪽이나 다른 나라에 훨씬 더 좋은 산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내가 가 보지 못한 곳들이니 당연히 제외한다.
빨리 이번 여행을 끝내고 지리산을 최대한 빨리 찾아가야지...
예상대로 향적봉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들게 오르지 않고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에 올랐다가 백련사로 하산하거나, 아니면 능선을 따라 종주를 하는
모양이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복장도 등산복보다는 일반 복장과 운동화가 눈에 많이 보였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쉬엄쉬엄 친구와 오르니 어느새 향적봉에 도착했다.
10:45 향적봉 도착
정상에는 정말 사람들이 많다. 모두들 정상에 선 기쁨을 누리기 위해 사진도 찍고, 여기 저기 옹기 종기
모여 앉아 과일도 나눠서 먹고... 그런데 정상에 서니 주위가 안개로 시계가 흐리다. 역시 덕유산도 내가
온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크캬캬... 나는야! 안개를 부르는 사나이...
바람이 부니 제법 쌀쌀함을 느낄 정도다. 친구와 사진도 찍고... 그렇게 잠시 기분을 만끽한 후 식사를 위해
대피소로 이동했다. 대피소의 모습이 상당히 정겹게 보였다. 동화에 나오는 집같이... 동글동글하게...
10:57 향적봉 대피소 도착
대피소 앞에 물이 나오는 곳이 있는데... 안내판을 보니 식수로 부적합하다고... 이건 또 무슨 말...???
해발 1600m가 넘는 이 곳에서 오염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이 있다고...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것인지...???
점심을 준비하는 중에 하늘을 보니 정말 멋진 장관이 펼쳐졌다. 구름이 아주 빠르게 머리 위를 지나가는
것이었다. 꼭 TV에서 필름을 빠르게 돌려서 보여주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대피소에 도착한 부부가 있었다. 잠시 대화를 했는데... 3년 전부터 백두대간 종주에
나섰다는 것이다. 3년 전에 진부령에서 시작하여 주말마다(물론 매주말은 아니지만) 구간을 나눠서 꾸준히
종주를 하여 오늘 이 곳 향적봉에서부터 육십령까지 간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부부였다.
오늘은 삿갓골재대피소에서 숙박을 한다고... 우리도 삿갓골재에서 숙박을 할텐데... 나중에 대피소에서
기회가 되면 쓴 쇠주나 한잔할까나...???
그렇게 잠시 대화를 하고, 맛있게 라면과 햇반으로 점심을 먹는 중에 그 부부는 먼저 삿갓재를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나중에 삿갓재에서 봅시다~.'
11:40 향적봉 대피소 출발
능선을 따라 조금 가니 중봉이 나왔다. 중봉에서 안내판에 적혀 있는 거리와 산행 시간을 보고 친구가
한마디 한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과는 시간 차이가 많이 난다."고...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결과로는 동엽령에서 삿갓골재대피소까지 4시간이 소요된다고 나온다는데,
안내판에 나와 있는 걸로는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걸로 표기가 되어 있었다. 과연 어느 것이 맞을까?
가다 보면 알 수 있겠지...
날씨가 좋아 주위를 살펴보니 덕유산 주능선의 아름다움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지리산도 보이고...
산을 오르면서 이렇게 쾌청한 날씨가 도대체 얼마만인지...???
그리고 산행하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뜨이고...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송계사삼거리를 향해서 앞으로~~~
덕유산의 절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무거운 장비를 지고 오른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정말 경치는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왜 이제서야 덕유산을 찾아 왔는지... 좀 더 일찍 오지 않고...
12:27 송계사삼거리 도착
뭔가를 마시고 있던 한 분이 나를 보더니 한 잔 마시라며 종이컵을 건넨다. '도대체 뭐지...? 술인가...?'
종이컵을 받아 내용물을 보니 복분자였다... '이게 웬 떡...!'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단숨에 한잔 들이켰다. 웬지 힘이 불끈불끈 솟는 듯하다. 크크크...
제자들과 함께 산행을 온 듯한 일행들도 보이고...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12:35 송계사삼거리 출발
이제까지 비가 많이 와서인지 동엽령으로 가는 능선길은 진흙탕이 많이 있었다. 그냥 무심코 건너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그런 진흙탕도 곳곳에 산재해 있고... 게다가 수풀(주로 산죽)이 많이 자라서 길
상태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여러모로 어려움이 닥쳐왔다.
그러나 이것 또한 산행의 한 묘미가 아닐까?한다.
무엇을 하든 어려움은 언제나 따르는 법... 쉬운 일은 결코 없는 법...
13:25 동엽령 도착
50분 정도 소요되어 동엽령에 도착했다. 동엽령에 도착하니 조금 아래쪽에 크게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넓은 곳에 모여 앉아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날씨는 맑았으나,
구름이 제법 많아 때때로 해를 가려주고, 바람도 불어 줘 아주 시원했다.
친구와 나는 자리를 펴고 드러누워 하늘을 보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쉬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름의 모습들... 구름에 가려졌다 나타났다 하는 태양...
때로는 강하게, 또 때로는 약하게 불어주는 바람까지... 내게는 너무도 고마운 존재들이다.
14:05 동엽령 출발
동엽령에서 무룡산으로 가는 길 역시 곳곳에 진흙탕이 많이 있어 산행길이 순탄치는 않았다.
그러나 함께하는 친구가 있어 좋고, 함께하는 바람이 있어 좋고, 함께하는 구름이 있어 좋고,
함께하는 해가 있어 좋지 않은가...??? 여기에 또 더 무엇이 필요한가...??? 하하하...
아까 송계사삼거리에서 내게 복분자를 줬던 분은 아이 때문인지 산행이 많이 더뎌지고 있었다.
'저러다 대피소까지 갈 수 있을런지...?' 걱정이 되었다. 하긴 가족이 모두 왔으니,
내가 걱정할 필요까지야...
무룡산 가는 길은 역시 쉽지가 않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끝이 없는 길이 어디 있으며, 오르지 못할 산이 어디 있으랴...
묵묵히 열심히 가다보면 반드시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으리니...
15:57 무룡산 도착
먼저 도착하여 쉬고 있는 부자(父子)가 있었다. 아이는 나이가 아주 어려보이는데도 크게 힘들어
하지 않고 아버지를 따라 열심히 걷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대피소에서 보자는 인사를 하고 먼저
대피소를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담배를 피면서 혼잣말로 끊임없이 뭐라고 얘기를 하시는 분...
도대체 뭐 하시는 분인지...
듣는 사람도 없고, 같이 온 일행도 없는데... 끊임없이 혼자서 중얼거린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말을...
친구와 나는 웬지 걱정이 되었다(?). 친구가 지난 겨울에 덕유산에 왔다가 대피소에서 겪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술을 마시고, 대피소에서 온갖 행패를 부렸다는 사람이 생각이 나서 혹시나... 저 사람도...
오늘 대피소에서...???(불안감 엄습해 옴) 어차피 시간상으로 대피소에서 숙박을 해야 할 듯한데...???
오늘 밤 무사히 보낼 수 있을런지...
16:05 무룡산 출발
대피소까지는 2.2㎞... 쉬엄쉬엄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시간도 아직은 충분하고...
아까 혼자 중얼대던 아저씨는 조금 가다가 쉬면서 다시 담배를 피워 문다.
산에서 담배 피면 안되는데... 쩝~ 단속을 해야지... 말로만 아니 글로만 단속한다고 하지 말고,
제대로 단속을 해서 담배를 피우는 일이 없도록...
대피소가 가까워져서인지 이정표도 자주 나타났다. 그걸 보고 친구가 한마디한다.
"힘들 게 왔으니 막판에 조금 더 힘을 내서 가라고 이정표가 많아지는 거다."라고...
맞는 말이다. 별 거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알고 있어도 다시 한번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을... 친구와 나도 그 이정표를 보면서 만면에 웃음을 띄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대피소에 도착했다.
16:50 삿갓골재 도착
참으로 긴 산행이었다. 나 역시도 지리산 이후로 이렇게 긴 산행은 처음인 듯했다.
06:40에 출발했으니... 10시간하고도 10분이 소요되었다. 오늘 하루 수고한 친구에게도
축하의 말을 전한다.
도착하여 배낭을 풀어 놓고 잠시 쉬었다. 그러면서 샘터에 가서 물도 뜨고...
샘터에 가니 아까 향적봉대피소에서 봤던 백두대간 종주하는 부부가 먼저 와서 물도 마시고,
쉬고 있었다.
나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몇마디 얘기를 나눈 후 물병에 물을 담아 먼저 대피소로 올라갔다.
친구와 함께 취사장으로 가서 삼겹살 구울 준비를 하였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취사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넓은 취사장에서 친구와 단둘이서 버너를 켜고,
고기를 꺼내 굽기 시작했다. 물론 소주도 곁들여서... 시간이 지나면서 취사장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정말 많은 사람들로 취사장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옆자리에서도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게다가 소주 댓병에 꽁꽁 언 맥주까지...(우와~ 대단하다.)
우리는 벌써 소주를 다 비웠다. 고기도 다 먹었고...
밥과 햄으로 식사를 하면서 술이 조금 부족함을 느꼈다. 아쉬웠다.
옆자리 아저씨들과 같이 얘기를 하면서 밥을 먹다가 우리가 술이 없는 걸 알고는 맥주와 소주도 먹으라고
주시고... 친구와 나는 아저씨들께 인사를 하고,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
취사장 밖으로 나와 보니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오늘 밖에서 잠을 자야 할 듯... 다행히 우리는 예약이 되어 있는 상태다.
친구는 대피소 직원에게 가서 잠자리 배정을 받은 후, 배정 받은 자리로 짐을 옮기고 모포를 깔고
취침 준비를 했다.
그런 후 아까 그 분들과 다시 합석을 하여 술을 좀 더 먹을까?하다가 그냥 잠자리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대피소에 있는 만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소등 시간은 21시다.
만화를 보면서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밖과 취사장은 아직도 여전히 시끄럽다.
높은 산이라 밤이 되면 춥기도 무지 추운데...
친구는 입이 심심하다면서 밖에 나가 커피와 비스켓을 먹고... 소등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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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okyusan(1st_day).jpg 122nd_day.alr 122nd_day.jpg 122nd_sum.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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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간 : 06:40 ~ 16:50
숙 박 : 삿갈재대피소(거창군 북상면)
숙박료 : 0원
거 리 : 약 20㎞
누 적 : 약 2,372㎞
비 용 : 4,000원
내 역 : 모포대여비(4,000원)
경 로 : 무주군 설천면 삼공매표소 ~ 백련사 ~ 향적봉 ~ 중봉 ~ 동엽령 ~ 무룡산 ~ 삿갓골재대피소

<덕유산 산행 경로(1일차)>

<122일차 경로>

<누적 경로>
06:10 기상
기상하기 약 1시간 정도 전에 일단의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덕유산을 올랐던 것 같다. 잠결에 잠시 동안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역시 주차장에 대형버스 한대가 주차되어 있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리가 시작하여 혹시나 오늘까지 비가 올까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 보니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구름도 보이긴 했으나, 비구름은 아니다. 내심 아주 반가웠다.
새벽까지는 비가 제법 내린 듯... 친구도 어제 비가 오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걱정을 덜어서인지 표정이 아주 밝아 보였다.
어제 과음을 한 탓인지 머리는 그렇게 상쾌한 느낌이 아니다. 아무래도 산행을 하면서 땀을 쏟고,
또 쏟아야 숙취가 완전히 해소가 될 듯하다.
친구와 이것 저것 짐을 정리하고, 배낭을 챙겨서 메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맡으면서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06:40 출발
이렇게 맑고 쾌청한 날씨에 또 상쾌한 기분으로 산행을 하는 것도 꽤 오랜만인 것 같다.
아마도 여행을 시작한 이 후로 처음인 듯도 싶다. 이제까지 황사, 안개, 비 등등으로 인하여 조금은
불만스럽게 산행을 해 왔었는데... 오늘은 덕유산 능선을 걸으면서 주위의 경관을 원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아 더 기분이 좋았다.
조금 오르니 약수터가 있어 물병에 절반 정도 채웠다. 친구는 백련사에 가서 채우자고 했으나, 아무래도
물을 조금 채워가는 게 좋을 듯하여...
그 동안 비가 많이 와서인지 계곡의 물은 상당히 많았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서 보니 구천동 27경,
구천동 28경, 구천동 29경 등등등... 모두 33경까지 있다는데... 뭘 이렇게까지 많이 만들었나 몰라...???
그냥 한 예닐곱개 정도 만들어 놓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하여튼 선녀가 내려와서 몸을 씻고 쉬었을 것 같은 곳도 보이고... 물 속에 풍덩~ 빠져서 시원하게
목욕이나 한 번 했으면 싶은 곳도 있고... 정말 좋긴 좋다.
북한산과 계룡산에서의 불만이 여기에서 완전히 씻겨 나가는 듯하다.
오르는 중에 폭포가 하나 있는데, 사진을 찍어 놓은 것과 실제 모습을 비교하니 떨어지는 물의 양이
10배 정도 차이가 나 보였다. 비가 정말 많이 오긴 했나 보다. 그러나 오늘 이 후로 더 이상의 비는
없을 듯...
친구는 계곡을 따라 나 있는 임도가 길어서 지겨운 모양이지만 난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대산 북대사에서 명개리까지 이어지는 13㎞의 임도에 비하면 이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크크크...
그리고 맑은 바람소리,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 계곡의 물소리... 등등등... 조금만 신경을 써서
귀를 기울이면서 흥겹게 오르다 보면 지겹다거나 짜증스러운 마음은 내 마음 어디에도 발 붙일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오히려 이런 임도를 따라 걸으면 그 산의 정기를 더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을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나무와 계곡으로 둘러 싸여 있는 이러한 길을 걸으면서 크게
심호흡을 하면 세상 그 어떠한 것에 의한 것 보다도 확실히 몸과 마음이 맑고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세속에 찌든 때를 완전히 말끔하게... 물론 산에서만 살지 않으니 완전히 말끔해지지는 않겠지만...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새 백련사 일주문 앞에 도착했다.
옆에 안내판을 보니 백련사 말고도 이 곳에 사찰이 3개(?)가 더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백련사만
남아 있다고...
일주문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08:10 백련사 도착
약수터에서 물통에 가득 물을 채우고(친구가 향적봉 대피소에 물이 많지 않아 준비를 해야 된다고...),
친구가 준비해 온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그런데 주위가 너무 조용하다. 꼭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사찰인 듯이...
어제 과음으로 조금 불편했던 속에서 드디어 반응이 왔다. 즐거운 마음으로 해우소를 방문하여 근심을
풀었다. 근심을 풀고, 조용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초록빛 자연...
그 속에 조용히 들어 앉아 있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사찰... 정말 멋진 풍경이다.
친구가 근심을 해결하러 간 사이 나는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친구의 근심이 해결된 후 친구와 나는 배낭을 메고 삼성각 앞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09:00 백련사 출발
백련사에서 출발하여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렇게
열심히 걷고, 산을 오르고 해도 계단만큼은 적응이 쉽지가 않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정말 싫다...
급할 건 없으니 쉬엄쉬엄... 걷다가 힘이 들면 잠시 무거운 배낭을 내려 놓고...
친구가 가져온 사과를 꺼내 하나씩 먹었다. 그런데 일조량 부족이 원인인 듯, 단맛은 전혀 느낄수가
없었다. 며칠 전 금산에서 무주로 오던 중에 과수원 아저씨께서 주신 사과보다도 더 맛이 없었다.
하지만 어쩌리~ 수분을 섭취한 걸로 만족할 수 밖에...
그나저나 오늘이 토요일이고 날씨도 좋은데, 아무리 오르고 올라도 친구와 나 외에는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친구와 나는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정상에 올라가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향적봉으로 올랐다.
역시 내게는 바위산보다는 지리산, 소백산, 덕유산 등과 같은 흙산이 더 맞는 듯하다. 물론 바위산의 경우
눈 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바위들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지만... 포근한 맛은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포근함이라고 하면 역시 지리산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노고단에서부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긴
종주 능선은 자신을 찾은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포근함, 아름다움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
게다가 안개라도 자욱하게 낄라 치면, 그 신비로움과 운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리산이라는 어머니와 설악산이라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수 많은 산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서 살고 있는 형국이 아닐까...???
물론 이것은 현재 남한 내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저 위 북쪽이나 다른 나라에 훨씬 더 좋은 산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내가 가 보지 못한 곳들이니 당연히 제외한다.
빨리 이번 여행을 끝내고 지리산을 최대한 빨리 찾아가야지...
예상대로 향적봉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들게 오르지 않고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에 올랐다가 백련사로 하산하거나, 아니면 능선을 따라 종주를 하는
모양이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복장도 등산복보다는 일반 복장과 운동화가 눈에 많이 보였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쉬엄쉬엄 친구와 오르니 어느새 향적봉에 도착했다.
10:45 향적봉 도착
정상에는 정말 사람들이 많다. 모두들 정상에 선 기쁨을 누리기 위해 사진도 찍고, 여기 저기 옹기 종기
모여 앉아 과일도 나눠서 먹고... 그런데 정상에 서니 주위가 안개로 시계가 흐리다. 역시 덕유산도 내가
온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크캬캬... 나는야! 안개를 부르는 사나이...
바람이 부니 제법 쌀쌀함을 느낄 정도다. 친구와 사진도 찍고... 그렇게 잠시 기분을 만끽한 후 식사를 위해
대피소로 이동했다. 대피소의 모습이 상당히 정겹게 보였다. 동화에 나오는 집같이... 동글동글하게...
10:57 향적봉 대피소 도착
대피소 앞에 물이 나오는 곳이 있는데... 안내판을 보니 식수로 부적합하다고... 이건 또 무슨 말...???
해발 1600m가 넘는 이 곳에서 오염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이 있다고...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것인지...???
점심을 준비하는 중에 하늘을 보니 정말 멋진 장관이 펼쳐졌다. 구름이 아주 빠르게 머리 위를 지나가는
것이었다. 꼭 TV에서 필름을 빠르게 돌려서 보여주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대피소에 도착한 부부가 있었다. 잠시 대화를 했는데... 3년 전부터 백두대간 종주에
나섰다는 것이다. 3년 전에 진부령에서 시작하여 주말마다(물론 매주말은 아니지만) 구간을 나눠서 꾸준히
종주를 하여 오늘 이 곳 향적봉에서부터 육십령까지 간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부부였다.
오늘은 삿갓골재대피소에서 숙박을 한다고... 우리도 삿갓골재에서 숙박을 할텐데... 나중에 대피소에서
기회가 되면 쓴 쇠주나 한잔할까나...???
그렇게 잠시 대화를 하고, 맛있게 라면과 햇반으로 점심을 먹는 중에 그 부부는 먼저 삿갓재를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나중에 삿갓재에서 봅시다~.'
11:40 향적봉 대피소 출발
능선을 따라 조금 가니 중봉이 나왔다. 중봉에서 안내판에 적혀 있는 거리와 산행 시간을 보고 친구가
한마디 한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과는 시간 차이가 많이 난다."고...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결과로는 동엽령에서 삿갓골재대피소까지 4시간이 소요된다고 나온다는데,
안내판에 나와 있는 걸로는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걸로 표기가 되어 있었다. 과연 어느 것이 맞을까?
가다 보면 알 수 있겠지...
날씨가 좋아 주위를 살펴보니 덕유산 주능선의 아름다움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지리산도 보이고...
산을 오르면서 이렇게 쾌청한 날씨가 도대체 얼마만인지...???
그리고 산행하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뜨이고...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송계사삼거리를 향해서 앞으로~~~
덕유산의 절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무거운 장비를 지고 오른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정말 경치는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왜 이제서야 덕유산을 찾아 왔는지... 좀 더 일찍 오지 않고...
12:27 송계사삼거리 도착
뭔가를 마시고 있던 한 분이 나를 보더니 한 잔 마시라며 종이컵을 건넨다. '도대체 뭐지...? 술인가...?'
종이컵을 받아 내용물을 보니 복분자였다... '이게 웬 떡...!'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단숨에 한잔 들이켰다. 웬지 힘이 불끈불끈 솟는 듯하다. 크크크...
제자들과 함께 산행을 온 듯한 일행들도 보이고...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12:35 송계사삼거리 출발
이제까지 비가 많이 와서인지 동엽령으로 가는 능선길은 진흙탕이 많이 있었다. 그냥 무심코 건너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그런 진흙탕도 곳곳에 산재해 있고... 게다가 수풀(주로 산죽)이 많이 자라서 길
상태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여러모로 어려움이 닥쳐왔다.
그러나 이것 또한 산행의 한 묘미가 아닐까?한다.
무엇을 하든 어려움은 언제나 따르는 법... 쉬운 일은 결코 없는 법...
13:25 동엽령 도착
50분 정도 소요되어 동엽령에 도착했다. 동엽령에 도착하니 조금 아래쪽에 크게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넓은 곳에 모여 앉아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날씨는 맑았으나,
구름이 제법 많아 때때로 해를 가려주고, 바람도 불어 줘 아주 시원했다.
친구와 나는 자리를 펴고 드러누워 하늘을 보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쉬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름의 모습들... 구름에 가려졌다 나타났다 하는 태양...
때로는 강하게, 또 때로는 약하게 불어주는 바람까지... 내게는 너무도 고마운 존재들이다.
14:05 동엽령 출발
동엽령에서 무룡산으로 가는 길 역시 곳곳에 진흙탕이 많이 있어 산행길이 순탄치는 않았다.
그러나 함께하는 친구가 있어 좋고, 함께하는 바람이 있어 좋고, 함께하는 구름이 있어 좋고,
함께하는 해가 있어 좋지 않은가...??? 여기에 또 더 무엇이 필요한가...??? 하하하...
아까 송계사삼거리에서 내게 복분자를 줬던 분은 아이 때문인지 산행이 많이 더뎌지고 있었다.
'저러다 대피소까지 갈 수 있을런지...?' 걱정이 되었다. 하긴 가족이 모두 왔으니,
내가 걱정할 필요까지야...
무룡산 가는 길은 역시 쉽지가 않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끝이 없는 길이 어디 있으며, 오르지 못할 산이 어디 있으랴...
묵묵히 열심히 가다보면 반드시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으리니...
15:57 무룡산 도착
먼저 도착하여 쉬고 있는 부자(父子)가 있었다. 아이는 나이가 아주 어려보이는데도 크게 힘들어
하지 않고 아버지를 따라 열심히 걷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대피소에서 보자는 인사를 하고 먼저
대피소를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담배를 피면서 혼잣말로 끊임없이 뭐라고 얘기를 하시는 분...
도대체 뭐 하시는 분인지...
듣는 사람도 없고, 같이 온 일행도 없는데... 끊임없이 혼자서 중얼거린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말을...
친구와 나는 웬지 걱정이 되었다(?). 친구가 지난 겨울에 덕유산에 왔다가 대피소에서 겪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술을 마시고, 대피소에서 온갖 행패를 부렸다는 사람이 생각이 나서 혹시나... 저 사람도...
오늘 대피소에서...???(불안감 엄습해 옴) 어차피 시간상으로 대피소에서 숙박을 해야 할 듯한데...???
오늘 밤 무사히 보낼 수 있을런지...
16:05 무룡산 출발
대피소까지는 2.2㎞... 쉬엄쉬엄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시간도 아직은 충분하고...
아까 혼자 중얼대던 아저씨는 조금 가다가 쉬면서 다시 담배를 피워 문다.
산에서 담배 피면 안되는데... 쩝~ 단속을 해야지... 말로만 아니 글로만 단속한다고 하지 말고,
제대로 단속을 해서 담배를 피우는 일이 없도록...
대피소가 가까워져서인지 이정표도 자주 나타났다. 그걸 보고 친구가 한마디한다.
"힘들 게 왔으니 막판에 조금 더 힘을 내서 가라고 이정표가 많아지는 거다."라고...
맞는 말이다. 별 거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알고 있어도 다시 한번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을... 친구와 나도 그 이정표를 보면서 만면에 웃음을 띄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대피소에 도착했다.
16:50 삿갓골재 도착
참으로 긴 산행이었다. 나 역시도 지리산 이후로 이렇게 긴 산행은 처음인 듯했다.
06:40에 출발했으니... 10시간하고도 10분이 소요되었다. 오늘 하루 수고한 친구에게도
축하의 말을 전한다.
도착하여 배낭을 풀어 놓고 잠시 쉬었다. 그러면서 샘터에 가서 물도 뜨고...
샘터에 가니 아까 향적봉대피소에서 봤던 백두대간 종주하는 부부가 먼저 와서 물도 마시고,
쉬고 있었다.
나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몇마디 얘기를 나눈 후 물병에 물을 담아 먼저 대피소로 올라갔다.
친구와 함께 취사장으로 가서 삼겹살 구울 준비를 하였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취사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넓은 취사장에서 친구와 단둘이서 버너를 켜고,
고기를 꺼내 굽기 시작했다. 물론 소주도 곁들여서... 시간이 지나면서 취사장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정말 많은 사람들로 취사장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옆자리에서도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게다가 소주 댓병에 꽁꽁 언 맥주까지...(우와~ 대단하다.)
우리는 벌써 소주를 다 비웠다. 고기도 다 먹었고...
밥과 햄으로 식사를 하면서 술이 조금 부족함을 느꼈다. 아쉬웠다.
옆자리 아저씨들과 같이 얘기를 하면서 밥을 먹다가 우리가 술이 없는 걸 알고는 맥주와 소주도 먹으라고
주시고... 친구와 나는 아저씨들께 인사를 하고,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
취사장 밖으로 나와 보니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오늘 밖에서 잠을 자야 할 듯... 다행히 우리는 예약이 되어 있는 상태다.
친구는 대피소 직원에게 가서 잠자리 배정을 받은 후, 배정 받은 자리로 짐을 옮기고 모포를 깔고
취침 준비를 했다.
그런 후 아까 그 분들과 다시 합석을 하여 술을 좀 더 먹을까?하다가 그냥 잠자리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대피소에 있는 만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소등 시간은 21시다.
만화를 보면서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밖과 취사장은 아직도 여전히 시끄럽다.
높은 산이라 밤이 되면 춥기도 무지 추운데...
친구는 입이 심심하다면서 밖에 나가 커피와 비스켓을 먹고... 소등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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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9/10 19:11 | 국토대장정 이야기(실행) | 트랙백 | 핑백(2)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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