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22일
걸어서 한강 종주(마포대교 기점으로 상류측)... 5부
누 가 : 나 홀로~
언 제 : 1일차 - 2007년 04월 05일(목요일) 12:13 ~ 2007년 04월 05일(목요일) 20:30
2일차 - 2007년 04월 06일(금요일) 11:15 ~ 2007년 04월 06일(금요일) 20:46
3일차 - 2007년 04월 07일(토요일) 15:59 ~ 2007년 04월 08일(일요일) 04:50
어디를 : 1일차 -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마을에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까지(약 35㎞)
2일차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고덕역까지(약 32㎞)
3일차 -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고덕역에서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집까지(약 46㎞)
어떻게 : 물론 걸어서~
단, 지난 해 11월 25일 염리동 집에서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마을까지 다녀 왔었음(3부까지)
거리와 기간을 생각하여 아치울 마을에서 시작하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까지 걸어서...
1일차 - 공덕역에서 5호선을 타고 광나루역까지, 쉐라톤워커힐호텔 앞에서 9-7번 버스로 아치울까지...
아치울 마을에서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여 양수리까지...
양수리에서 2228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까지, 다시 261번을 타고 공덕시장에서 내려 집까지...
2일차 - 공덕오거리에서 260번을 타고 청량리로 가서 다시 2228번을 타고 양수리까지...
두물머리에서 놀다가 걸어서 고덕역까지...
고덕역에서 5호선을 타고 집까지...
3일차 - 공덕역에서 5호선을 타고 고덕역까지...
고덕역에서 걸어서 집까지...(물론 걸어서 건널 수 있는 다리는 걸어서 건너면서~)
반포대교(잠수교), 동작대교, 한강대교, 원효대교, 마포대교는 허구한 날 건너 다녔던 관계로
시간 관계상 이번에는 제외하였음
-. 경로 상세지도(2일차)








아침 7시 40분 정도에 기상을 하여 밥을 해서 먹고 간단히 배낭을 정리하여 집을 나섰다(8시 55분경).
공덕오거리로 가서 260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로, 청량리에서 다시 2228번 버스를 타고 양수리로 갔다(11시 15분경).

버스에서 내려 다시 두물머리로 향했다.

두물머리 산책로를 따라 가는 중에 자그마한 식물원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은 『석창원(石菖園)』이라는 곳이다.
입구에 보니 식물들을 위하여 사진촬영 및 휴대폰 소리 등을 금지하고 있었다.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방명록에 이름과 주소를 적고 들어갔다.

밖에서 보았던대로 규모는 아주 조그마했지만(약 60~70평 정도???) 아주 아담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식물도 식물이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것이 「四輪亭」이라는 移動式 亭子였다(글자 그대로 네바퀴 달린 정자다).
고려시대 대문호였던 이규보(1168-1241)선생이『사륜정기(四輪亭記)』에 직접 설계도까지 작성하여 놓았으나,
끝내 만들지 못하였던 것을 이곳 석창원에서 설계도 원형대로 복원하여 전시를 해 놓았다.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들어올 때 약속을 했으니 찍지 않고 구경만 하기로 했다.(대단히 아쉽긴하다)
구조는 당시의 정자 형태에 네개의 바퀴를 달아 이동하면서 풍류를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겸제 정선의 금강산도(정양사에서 바라 본 금강산),
세종 때 의관을 지낸 전순의 선생이 1450년 경에 편찬한 『산가요록』에 수록된 세계 최초의 지중가온 및 습도조절이 가능한 과학 영농 온실 등이 기록대로 복원되어 있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게 너무도 아쉬웠다.
이렇게 석창원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두물머리로 향했다.


정말로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서 있는 곳을 기준으로 왼쪽은 남한강, 오른쪽은 북한강, 앞쪽은 한강... 푸하하...
그런데... 두물머리... 정확한 의미가 뭘까??? 궁금하던 차에 옆에 보니 안내판이 보였다.
「두 개의 물줄기가 머리를 맞대는 곳」이라고 하여 『두물머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참 예쁜 이름이다. 이렇게 예쁜 우리말로 지어진 이름을 생각하면서 요즘의 세태가 한심스럽게 여겨졌다.
세계화다 국제화다 하면서 좋은 우리글과 말을 무시하고, 너도 나도 영어로 이름을 짓는 모습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이러다간 머지 않아 자신의 이름을 영어 이름으로 고쳐 주민등록증에 등재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세계화도 좋고 국제화도 좋지만 무분별하게 영어를 들여오는 것이 세계화나 국제화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좋은 우리말과 글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세계화, 국제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두물머리에서 한참을 놀다가 오후 12시 40분쯤에 발길을 돌렸다.
이제는 서울을 향해서 열심히 걸어가야 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어제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 나가야 한다. 양수교를 거쳐 진중삼거리...

다시 조안2리...

어제도 그랬거니와 오늘도 역시 여기 저기에 나물을 캐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보인다. 역시 봄은 봄인가 보다...
조금 가니 서울과 구리까지의 거리 이정표가 나왔다.

서울까지 35㎞, 구리까지 19㎞...
이정표 상의 이 거리의 기점은 어디일까...? 한때 무척 궁금했는데... 결국 내린 결론은 시청이나, 군청 등이 기준일 거라는 것.
뭐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다산 유적지 입구까지 왔다.

'어제 늦었던 관계로 묘소는 보지 못하고 왔었는데 묘소를 보러 다시 한 번 가 볼까...?'
그러나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2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더 이상 지체하면 해지기 전에 서울에 못 갈 것 같기도 하고, 크게 의미도 없는 것 같아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갈수록 배도 고프고, 다리에 통증도 조금씩 더해지는 것 같았다.
하긴 어제도 아침 일찍 한끼 식사에 물만 마시면서 8시간 이상을 걸었는데...
오늘도 아침 7시 조금 넘어 한끼 먹고, 현재까지 아무것도 안 먹고 물만으로 버텼으니... 무슨 극기훈련도 아니고... 끌끌끌...
일단 식당이 나오면 밥을 먹기로 하고 좌우로 두리번거리면서 걸었다.

위 봉안마을 비석을 지나 조금 가니 식당가가 나타났다. 그 중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14시 30분 정도)
안으로 들어 가니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이 무지 많았다. 제법 이름이 난 식당인 것 같았다.
등산화, 배낭을 풀고 밥상 앞에 앉아서 식당 이름과 같은 음식으로 시켰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더 푸짐했다. 먼저 식전에 먹으라고 떡, 해파리 냉채, 묵, 채소 샐러드가 나왔는데 맛도 좋았다.
그리고 본음식... 세상에~ 나물과 반찬이 무려 14가지... 그리고 밥과 국...
배도 고팠던지라 나물이란 나물은 죄다 넣어서 밥과 함께 비벼서 먹었다. 꿀맛이란 표현이 이럴 때 딱 적당한 것 같다.
한 끼에 10,000원...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아깝지는 않았다.
이렇게 푸짐하게 늦은 점심을 먹고 재충전을 한 후 다시 서울로 향해 걷기 시작했다.
역시 배고픈 게 몸 상태 좋지 않았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배가 충분히 부르니 몸이 상당히 가벼워졌다.
가뿐한 마음으로 조금 걸으니 팔당호와 팔당댐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댐 아래쪽으로 사진 왼쪽 아래 부분의 하얀 포말이 생기는 곳이 팔당호에서 항상 물이 방류되는 곳이었다.
이 곳 외에는 아무리 봐도 팔당호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 전혀 안 보였다.
오늘도 역시 이 팔당댐을 지나면서 보니 군인 아저씨들이 주변에서 열심히 뭔가를 찾는 듯 도로가에서 열심히 왔다 갔다 한다.
이렇게 팔당댐과 군인아저씨들을 뒤로 하고 팔당대교를 향했다. 한강의 첫번째 다리, 그리고 오늘 처음 건너게 되는 한강다리...
20여 분 걸으니 저 멀리 팔당대교가 보였다. 그리고 아까 보았던 군인아저씨들이 트럭을 타고 지나간다.
지나가면서 나를 보더니 손을 흔든다. 그래서 나도 답례로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마 어제도 보고 오늘도 보고 하니 반가웠던 모양이다. 기분 좋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벚꽃과 오두막이 보이고.

그렇게 다시 어제 노심초사하면서 걸었던 진입로에 도착했다.

사진 오른쪽은 45번 국도에서 6번 국도로 진입하는 길이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훨씬 낫다. 왜냐하면 마주오는 차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으니 말이다.
위 길로 해서 45번 국도를 빠져나와 6번 국도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분명히 아까는 서울과 구리와의 거리차가 6㎞였는데... 지금은 거리차가 5㎞다... 왜 일까???
분명히 서울이든 구리든 똑같은 길로 왔는데... 도대체 1㎞는 어디로 갔을까???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여튼 팔당대교가 바로 코앞이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팔당대교로 올랐다.(사실 오르는 길이 제법 위험하다. 갓길이 협소한 관계로)


팔당대교 북단은 남양주시이고, 남단은 하남시이다. 지금 난 남양주시에서 하남시로 가고 있는 중이다.
팔당대교로 완전히 오르니 팔당댐도 보이고, 널찍한 보도도 보였다.

사진 우측으로 팔당댐이 보인다. 철탑이 있는 위치가 한강공원 길이 끝나는 부분이다.

한강의 첫번째 다리를 건너는 순간이다. 기분은 물론 좋다...
남단에 도착하여 찻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운전하시는 분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아마도 평일 오후에 젊은 사람이 배낭을 메고 걸어 다니는 모습이 조금 이상해 보이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그러한 눈초리가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즐기는 입장이다. 이럴 때의 기분이란... 흐흐흐...

위 사진 왼쪽으로 난 시멘트 길이 한강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차가 내려오는 곳으로 오르면 올림픽대로가 나온다. 사진 오른쪽의 내려가는 길('지연아 사랑해'라고 적혀 있는 곳)로 가면 된다.

역시 길은 잘 닦여져 있다. 그러나 보행자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자전거 및 인라인 스케이트에 맞춰 닦여진 길이다.

이 길을 따라 조금 가니 상당히 잘 조성된 생태공원이 나왔다.

위 안내판 옆으로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그 옆으로는 생태공원 내부에 흙으로 된 산책로가 시원스럽게 뚫려 있었다.
운동기구가 설치된 곳에서는 몇몇 어르신들이 운동을 하고 계셨다.
나는 그 옆에 의자에 앉아 등산화, 양말을 벗고 발의 피로를 풀어 주었다.

그렇게 약 15분 정도를 쉰 후에 '한강변으로 난 자전거도로를 따라 걸을까? 아니면 생태공원 내 흙길을 따라 걸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발의 피로도를 생각해서 흙길을 따라 걸었다.
그렇게 약 50분 정도를 흙길을 따라 걸었다.
맨발로 걷고 싶긴 하였으나, 발톱을 잘라내는 수술(?)을 하고 실밥을 푼지 얼마되지 않아 혹시하는 마음에 등산화를 신고 걸었다.
그러고 흙길은 끝났다. 다시 시멘트길이 시작되었다.

시원한 바람도 불고, 시민들도 봄내음을 맡으면서 산책을 하고... 모두들 밝게 웃으면서 지나 다닌다.
그렇게 즐겁게 가는데 조금 인상이 찌푸려지는 상황을 만났다.


아마도 상태를 봐서는 작년 여름 장마 때 쓸려 온 쓰레기가 걸렸던 게 아직 그대로 방치된 것 같아 보였다.
도대체 저 쓰레기는 누가 치울까? 한강을 관리하는 곳에서 치워야 할 것 같은데...???
깨끗한 한강 물 맑은 한강은 한낱 구호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우리 모두 반성해 봐야 할 것 같다.
나 자신도 반성하면서 걸었다. 남양주대교 건설현장을 지나 조금 가니 『나무고아원』이란 곳이 나왔다.

나무 고아원??? 도대체 뭘까?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하남시에서 개발 공사 때 버려진 나무들을 한강 둔치로 옮겨 심은 곳'이란다.
그나마 멋진 일인 것 같다. 그냥 버려질 나무들을 옮겨 심을 생각을 하다니...^^
나무 고아원을 지나 조금 가니 서산으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남시와 서울시계에 도착하여 잽싸게 사진을 찍었다.

잽싸게 삼각대를 꺼내어 조립을 한 후 일몰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일이...
딱 3장을 찍고 난 후 건전지가 방전이 되었다.
그래도 전원을 끈 후 다시 켜면 10장 정도는 더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도 없다. 항상 쓰던 건전지가 아닌 다른 건전지를 샀던 거였는데... 우이~ 쒸~
물론 구름도 많아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하겠지만 그래도 하남시와 서울시 경계 지점에 왔을 때 맞춰서 일몰이 시작되었는데...
건전지를 교체하려고 삼각대에서 분리하여 건전지를 교체하니 이미 해는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밀려오는 허탈감... 그리고 허접한 건전지에 대한 불만... 그리고 좀 더 일찍 교체를 하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원망...



할 수 없이 삼각대를 챙겨 들고 갈 길을 재촉했다.
조금 걷다 강 반대편을 봤더니 어제 걸었던 남양주시 수석동 한강공원 끝지점이 보였다.

사진 중간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녹색계단이 한강공원 끝을 알리는 곳이다.(4부 참조)
뭐 시간도 저녁 7시를 향해 가고 있고, 해도 져서 어두어지기 시작하는 관계로 열심히 걷는 게 우선이다.
열심히 10여 분을 걸으니 드디어 강동대교가 나타났다.

그러나 강동대교는 걸어서 건널 수 없다. 자동차 전용도로이기 때문이다.

이 산책로를 따라 가다 왼쪽을 보니 비닐하우스가 많이 보였다. 전형적인 농촌 분위기였다.
강동대교를 지나 조금 가니 『고덕수변생태복원지역』이 나왔다.

아무 생각없이 일단 생태공원으로 들어갔다. 열심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는데 아무리 가도 한강공원과 이어진 곳이 보이지 않았다.
주위는 완전히 어둠에 휩싸였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왼쪽 올림픽대로에서의 차 지나다니는 소리와 나의 발자국 소리가 전부다.
가로등 불빛과 달빛 때문에 주위를 분별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계속 앞으로~ 앞으로~
그렇게 가다 보니 길이 하나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올랐으나, 올림픽대로로 연결된 진입로였다.

일단 사진 한장을 찍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한강쪽으로 계속 걸어갔는데... 역시 예상대로 연결된 길은 보이질 않는다.
다시 되돌아 나와서 잠시 생각을 했다. 솔직히 무섭기도 했다.
옆으로 차가 지나다니고는 있었으나, 계속 헤메다가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더 이상 욕심을 내는 것은 만용인 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기로 했다.
다시 생태공원 입구로 와서 주변을 둘러 보니 고덕 육갑문이 보였다.
고덕 육갑문을 지나 처음 만나는 공장이 늦은 시간에도 가동 중이었다.
공장으로 가서 한 분에게 지하철 타는 곳을 여쭈어 보았더니 친절히 가르쳐 주셨다.
가르쳐 준 대로 약 25분 정도 가니 지하철 5호선 고덕역이 나왔다.

아무튼 고덕 육갑문 옆 공장에 계신 분들 복 많이 받으세요~^^
고덕역에서 지하철에 힘들고 지친 몸을 싣고 공덕역에서 내려 염리동 집에 도착했다.
이렇게 2일째의 여행이 무사히 끝났다. 내일 마지막 여행을 위해 밥을 먹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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