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08일
걸어서 한강 종주(마포대교 기점으로 상류측)... 4부
누 가 : 나 홀로~
언 제 : 1일차 - 2007년 04월 05일(목요일) 12:13 ~ 2007년 04월 05일(목요일) 20:30
2일차 - 2007년 04월 06일(금요일) 11:15 ~ 2007년 04월 06일(금요일) 20:46
3일차 - 2007년 04월 07일(토요일) 15:59 ~ 2007년 04월 08일(일요일) 04:50
어디를 : 1일차 -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마을에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까지(약 35㎞)
2일차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고덕역까지(약 32㎞)
3일차 -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고덕역에서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집까지(약 46㎞)
어떻게 : 물론 걸어서~
단, 지난 해 11월 25일 염리동 집에서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마을까지 다녀 왔었음(3부까지)
거리와 기간을 생각하여 아치울 마을에서 시작하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까지 걸어서...
1일차 - 공덕역에서 5호선을 타고 광나루역까지, 쉐라톤워커힐호텔 앞에서 9-7번 버스로 아치울까지...
아치울 마을에서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여 양수리까지...
양수리에서 2228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까지, 다시 261번을 타고 공덕시장에서 내려 집까지...
2일차 - 공덕오거리에서 260번을 타고 청량리로 가서 다시 2228번을 타고 양수리까지...
두물머리에서 놀다가 걸어서 고덕역까지...
고덕역에서 5호선을 타고 집까지...
3일차 - 공덕역에서 5호선을 타고 고덕역까지...
고덕역에서 걸어서 집까지...(물론 걸어서 건널 수 있는 다리는 걸어서 건너면서~)
반포대교(잠수교), 동작대교, 한강대교, 원효대교, 마포대교는 허구한 날 건너 다녔던 관계로
시간 관계상 이번에는 제외하였음
-. 경로 상세지도(1일차)









지난 해 11월 25일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마을까지 갔다가 허리와 발바닥 통증으로 되돌아 왔었다.
이 후로 하류측은 종주를 무사히 마치고, 상류측 종주를 하려고 하였으나, 제대로 일정이 잡히질 않았다.
그리고 처음 계획은 강동대교까지만(서울의 첫 한강 다리) 다녀오는 걸로 하였으나, 계획을 수정하여 한강이 시작되는 양수리까지 걸어서 종주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치울 마을까지는 갔었으므로 중단되었던 지점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지도에서 거리를 대략 산출해 봤다.
거리가 대략 120㎞정도여서 3일 정도는 해야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서울에서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서울을 떠나기 전에 마무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4월 5일과 6일 이틀간 연차를 쓰고 실행을 하기로 했다.
4월 4일 저녁에 간단하게 회식을 한 관계로 아침 일찍 일어나지 못해 염리동 집에서 대략 11시경에 출발을 하였다.




4개월 전에는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라 모든 것이 옷을 벗어던지고 있는 중이었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다시 옷을 입기 시작하고 있었다.
파릇파릇 새싹도 피어나고 있었고, 목련이며 벚꽃이며 진달래며 개나리며... 향긋한 꽃내음들... 그리고 밭을 갈고 있는 농부...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하다...




조금 걸어가니 왼쪽으로 아담하게 꾸며진 공원이 보였다.(장자공원이었다)
뭐 급할 것도 없으니 공원으로 해서 걷기로 하고, 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원래 계획은 강동대교까지 도로를 따라가서 그 곳에서 한강변을 따라 걷는 것이었다.
길을 잘 몰라 시민공원 진입이 그 곳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반가울수가~!!!

굴다리를 지나 한강 둔치로 향했다. 몇 개의 공장을 지나고 밭을 지나서 한강 둔치에 도착했다.


역시 기분도 캡짱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말이 웬만큼 어울리는 상황인 것 같다.

도로 옆으로 밭이 많이 보였다.

원두막을 지나 조금 더 걸으니 드디어 강동대교가 눈 앞에 나타났다. 서울시에서는 첫번째 한강다리다.


왕숙천이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경계 지점이다.




"도로로 나가려면 어디로 가야 됩니까?"
"한 300m쯤 되돌아 나가야 됩니다."
그래서 길 따라 되돌아 나가니 도로가 보였다. 그런데 이 곳이 『수석동 풍속마을』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근처에서 얘기 중이신 아저씨들께 확인차 여쭤보았다.
"양수리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됩니까?"
"길 따라 쭈욱 가면 됩니다."
그러시면서 나의 행색을 보시더니
"차 타고 가세요?"하며 다시 되물으신다.
"아뇨, 걸어서 갑니다."
이 말에 아저씨들 놀란 표정으로
"아니 그 곳이 어딘데 걸어서 가요?"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한 표현이다. 한비야씨의 책에 이와 꼭 같은 얘기가 나온다. 푸하하... 이렇게 뿌듯할 수가...
나는 그냥 웃으며 아저씨들께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그래, 열심히 걸어서 양수리까지 가야지!'라고 속으로 다짐하며 상쾌한 기분으로 국도변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차 진행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걷다 보니 뒤에서 달려오는 차를 전혀 보지 못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다.
그래도 횡단보도도 없고, 도로 중간에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어 횡단보도가 나올 때까지 걷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그렇게 위험하게 걷는 중에 「사과 한 박스 5,000원」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보였다.
조금 더 가니 웬 아저씨가 짐차에 사과를 가득 싣고 나무상자에 사과를 잔뜩 담아놓고 한 상자당 5,000원씩에 팔고 있었다.
나는 아저씨께 "낱개로도 팝니까?"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낱개로는 팔지 않습니다."고 한다.
그래서 돌아서려는데 이 아저씨께서 배낭을 멘 나의 모습을 보고 "하나는 그냥 드세요~"라며 웃으신다.
너무도 반가운 얘기에 잽싸게 사과 하나를 집어서 인사를 꾸벅하고서는 "감사합니다. 많이 파세요~"라고 인사를 한 후 사과 하나를 들고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맛있게 사과를 먹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였다. 그리고 아직도 인심이 후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 이제는 앞에서 마주오는 차를 보며 걷게 되었다. 그래도 워낙 빠르게 차들이 지나다니다 보니 무섭기는 매 한가지다.
그래도 조금 안정된 기분으로 걸을 수 있어 좋았다. 그나저나 시민공원은 언제 나오려나???

삼패삼거리에서 길을 건너 한강시민공원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서울과는 공기부터 차이가 난다. 그리고 수질도 서울 시내보다는 훨씬 좋아진 것 같다.
조금 걸으니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우리나라의 모든 하천이 이 월문천같이 관리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 멀리 보이는 팔당대교를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따뜻한 날씨에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모터보트를 보니 나 역시도 기분이 시원해진다.
조금 더 가니 동네 어르신들께서 한강시민공원 주위의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그리고 어르신들께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으니 찾아오셔서 식시도 하라는 어떤 분...

어르신 한 분이 나의 행색을 보시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멋지게 사진도 한 장 찍어드리고...
따뜻한 봄날, 따뜻한 마음씨의 아저씨,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어르신들... 참 좋다.
시원하게 뚫린 시멘트길(걷기에는 흙길보다는 불편하다)을 따라 향기로운 봄내음을 맡으며 걸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강가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있고, 아들과 함께 산책나온 아버지도 있고, 아이와 같이 장난을 하며 산책하는 부자를 보니 내 마음도 함께 흐뭇해지는 것 같다.
그러면서 앞을 보니 팔당대교가 코 앞으로 다가서 있었다. 역시 상류여서인지 물도 얕아지고, 물살도 빨라졌다.



우하하... 이 기분을 누가 알리오... 한강의 첫번째 다리인 팔당대교... 걸어서 첫번째 다리인 팔당대교까지 오다니...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는 한걸음 한걸음으로 걸어서 이 곳까지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그리고 이 뿌듯함... 그리고 이 자신감...
그러나 조금 성급하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 정도에서 벌써 이렇게 들뜨다니...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열심히 걸어야 한다.
팔당대교를 지나자 마자 한강공원은 끝이었다.
굳이 걸어가자면 못할 것도 없겠으나, 너무 무리를 하면 안되겠기에 국도를 타고 가기로 마음 먹고 국도로 올랐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도심이 아니어서 국도변도 걷기에는 역시 쉽지 않다.
갓길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보니 바로 옆으로 차들이 스치듯 지나 다닌다.
그리고 차 진행 방향과 동일한 방향으로 걷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신호등도 없고, 한강공원에서 올라오는 길은 하나뿐이니...
팔당댐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협소한 길로 들어서면서 신경이 곤두섰다. 1차로이다 보니 대형 덤프트럭이 지나가면 최대한 길기로 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길을 가면서 5~10초 정도마다 계속 뒤돌아보게 된다. 대형 덤프트럭이나 트레일러 같은 차가 오지 않는지...
다행히 협소한 진입로를 벗어날 때 까지 위험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고 지났다.
'휴~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진입로를 벗어나니 주변에 식당이 많다. 아직까지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어 밥을 먹고 갈까 하다가 그냥 걸었다.
크게 배고프지도 않고 해서...

식당가를 벗어나니 곧 편도 1차선 45번 국도가 나타났다.
그나마 차 진행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걸을 수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차가 많이 다니지는 않아 큰 걱정없이 걸을 수 있어 좋았다. 조금 걸으니 조안 와부 경계 정류소가 나타났다.

남양주시 조안면과 와부읍의 경계 지점이다. 그런데 도로를 지나면서 보니 2228번 버스가 지나다녔다.
노선도를 보니 청량리와 양수리를 순환하는 노선이었다. 순간 '양수리에서 저 버스를 타고 집에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안 와부 경계 정류소를 지나 조금 가니 팔당댐 주변에서 청소를 하는 군인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청소를 하는 건지 아니면 불순한 뭔가를 찾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고생이 많아 보였다.


다산 유적지가 4.4㎞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왔다. 50분 정도 걸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팔당댐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봉안마을 비석이 나타났다. 그리고 위쪽으로는 6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었다.

일단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 크게 신경쓰지 않고 발걸음도 가볍게 걸을 수 있어 좋았다.
봉안마을을 한바퀴 돌아 걸으니 산쪽으로 진달래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봉안마을을 지나, 능내리에 접어들어 도로를 따라 조금 가니 한확선생신도비가 나왔다.

사진 우측의 구조물이 신도비이고, 중앙이 묘지이다.
한확... 세조의 며느리이자, 성종의 어머니이고, 연산군의 할머니인 인수대비 한씨의 아버지가 아닌가!
그러나 모두가 부질없지 않은가! 이제와서 이전의 영화가 무슨 소용이랴...
지금은 이렇게 모두가 사라지고 비석과 봉분만이 남아 이전의 영화가 단지 일장춘몽일 뿐임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10여 분을 걸으니 다산유적지 입구가 나타났다.


여하튼 능내리가 좋은 동네인 것 같다. 이렇게 인물이 많이 난 걸 보면...
하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한강이 시작되고 첫 동네인 걸 보면 북한강, 남한강, 한강의 모든 정기를 다 받는 곳이지 않겠는가!
이정표를 따라 조금 걸어가니 마재마을이라는 비석이 보였다.

이 비석을 지나 수 분을 걸어가니 다산유적지가 보였다.

다산 선생 기념관에 들러 구경을 한 후 생가와 묘소를 둘러볼 요량으로 기념관을 나서는 순간 아저씨 한 분이 날 보더니 한 말씀하신다.
"이제 곧 폐관 시간이니 관람은 더 이상 힘듭니다."
"몇 시까지 관람시간입니까?"
"동구릉과 명빈묘 등은 6시면 폐관인데 여기는 30분 더 연장해서 관람을 하는데 지금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저녁 6시 25분이다.
할 수 없이 생가만 사진에 담고 유적지를 나섰다.



다산 유적지를 나와 다시 양수리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주위가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다산 유적지 입구를 지나 부지런히 걸었다.

위의 이정표를 지나면서부터는 좌측으로 북한강이다.

조안2리를 지나 북한강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니 진중삼거리가 나왔다.
진중삼거리에 도착하니 주위는 어느듯 칠흙같이 어두워졌다.
사진을 몇 장 찍었으나 삼각대없이 찍어서 뭐가 뭔지 구분이 제대로 안 된다.
진중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양수교를 지나 드디어 양수리에 도착했다.

이정표에 씌여진대로 두물머리로 향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위 산책로를 따라 10여 분을 걸어 두물머리까지 갔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져서 한강이 시작되는 두물머리까지 오긴 했는데...
주위가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느티나무를 기준으로해서 왼쪽이 남한강이고, 오른쪽이 북한강, 그리고 앞쪽이 한강이다.
감격의 순간이긴 한데...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으니...
그래도 나 자신에게 대견스럽다. 수석동에서 걸어서 어떻게 양수리까지 가냐고 걱정스럽게 되물었던 아저씨들...
'그러나 저는 이렇게 걸어서 왔습니다... 이 기분을 누가 알겠습니까...!'
마음을 추스르고 눈으로 확인 못한 건 내일 다시 하기로 하고, 2228번 종점으로 나와서 2228번을 탔다.
버스를 타고 청량리로 와서 다시 261번 버스를 타고 공덕시장으로 와서 염리동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의 여행을 고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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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4/08 20:49 | 도보 여행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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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가 마련되어 있더군요. 차도로 올라가시면 돌아가지 않아도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